이진형



본인과 작업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이진형입니다. 현재 서울에서 회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시각을 기반으로 한 모든 매체에서 나오는 다양한 이미지들을 수집하고 있습니다. 이미지가 가진 분위기의 질감과 구조적 윤곽을 부분적으로 포착하여 원본이 가진 내용이나 의미를 소거하는 방식으로 화면을 재구성합니다.

평소 어떤 방식으로 작업하시나요?
여러 개의 작업을 동시에 진행합니다. 가상의 공간을 설정하여 현재 작업하는 작품들 주변에 기존의 작업과 관계 맺을 수 있는 작업을 구상해 나갑니다. 따라야 할 주제나 개념을 설정해 놓고 작업을 하는 편은 아닙니다. 작업의 재료로 쓰이는 시각 이미지가 지시하는 것에서 멀어지려 하며 그림의 표면이나 제작 환경, 작품이 어떻게 놓일지 등에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개별적인 작품들이 모였을 때 서로 다른 표현을 보여주고 이미지들의 비교를 통해 작품이 하나의 방향으로 읽히지 않고 열린 해석이 가능하기를 원합니다. 지지체와 바닥칠에 대한 관심이 있어 여러 종류의 재료와 칠하기 방식을 통해 미세하게 다른 표면을 얻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발생 이후 작업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작업이 잘 안될 때 일부러 밖으로 나가 작업과 거리를 두곤 했었는데 코로나 발생 이후 힘들어진 부분이 있습니다. 주로 큰 서점에 가거나 카페 등에서 책을 봤었는데 확진자가 늘어날 때는 이동할 생각마저도 위축되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조금 괜찮아졌지만 (한국 기준) 직접 재료를 보러 가는 횟수도 줄었고 나가더라도 계속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올 3월에 개인전을 진행했는데, 직접 만나지 못하여 작업을 보면서 이야기하지 못한 일도 몇 번 있었습니다.

그러한 부분을 어떻게 대처해나가고 계시나요?
모든 전시를 다 보기는 힘들기에 온라인으로 작업을 많이 보고 있는 편입니다. 몇몇 사이트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내 갤러리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전시 광경이나 작품 사진 등이 회화의 경우 정면으로만, 설치나 조각의 경우 한 방향으로만, 영상의 경우 스틸 샷 1, 2장 등으로 공개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직접 가서 보는 게 좋겠지만, 꼭 코로나 때문은 아니더라도 조금 더 많은 정보가 제공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 회화의 경우 질감까지 볼 수 있는 고화질 이미지의 제공 등).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여러 행사나 디지털 플랫폼 전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메일링 서비스를 해놓은 사이트에서 온라인 관련 콘텐츠(주로 영상)가 올라오면 한 번쯤 보고 있습니다. 갤러리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전시도 놓치지 않고 보는 편입니다. 시간과 비용 등을 아끼면서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부분은 좋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래도 공간과 함께 경험할 수 없는 점과 직관적이지 못하다는 것이 아쉽게 다가오는 부분입니다. 아마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것이 많아질수록 반대로 대면을 원하는 지점도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평소 본인의 작업을 어떻게 아카이빙하고 계시나요?

작업 사진과 전시 전경 사진을 홈페이지에 올리는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작업 사진을 정면 위주로만 찍어 보관했기 때문에 이후에 찍는 사진은 반 측면, 디테일 샷 등 조금 더 표면을 부각하는 방향으로 기록할 예정입니다.

최근 흥미를 느끼는 것은 무엇인가요?

예전에 보았던 영화들을 다시 보고 있습니다. 새로운 것들도 많이 나오지만, 예전의 것을 다시 보는 것이 저에겐 중요한 일 중 하나입니다. 미술, 음악 또한. 최근에는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 그리고 알렉산더 페인(Alexander Payne) 감독의 <사이드웨이(Sideways)>를 다시 보았습니다. <박하사탕>은 주기적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각본, 연기, 분위기 등이 볼 때마다 새롭게 다가오는 느낌이 들어서요. <사이드웨이>는 와인을 소재로 한 영화인데 계속 봐도 질리지 않네요. 주인공에 감정이입도 잘 되고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영화입니다. (보면 와인 마시고 싶어져요:))
      코로나 이후에 극장에 가지 않다가 얼마 전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Nolan) 감독의 <테넷(Tenet)>을 봤습니다. 영화도 신선했는데 거리 두기 때문에 극장 의자를 건너 건너 전부 뜯어놓은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향후 계획에 대해 알려주세요.

2021년 6월경에 두 번째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시가 확정된 상태에서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전시할 공간을 계속 생각하면서 작업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꼭 그곳에 어울릴만한 것을 생각하며 작업하지는 않지만 무의식중에 영향을 받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첫 개인전과 확연히 다르지는 않더라도 조금씩 변화된 지점이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이진형, , 2020, 캔버스에 유채, 116.8 x 72.7cm

1    이진형, <Untitled>, 2020, 캔버스에 유채, 116.8 x 72.7cm. 2020년 6월경 시작한 그림입니다. 3개의 연작 중 하나입니다. 작업 중에 있습니다.

이진형, , 2020, 캔버스에 유채, 90.9 x 65.1cm

2    이진형, <Untitled>, 2020, 캔버스에 유채, 90.9 x 65.1cm. 2020년 4월 전시가 끝나고 시작한 그림입니다. 4번이 완성될 즈음 마무리되었습니다.


이진형, , 2020, 캔버스에 유채, 90.9 x 65.1cm

3    이진형, <Untitled>, 2020, 캔버스에 유채, 90.9 x 65.1cm. 2번과 함께 시작했습니다.

이진형, , 2020, 캔버스에 유채, 72.7x 50.0cm

4    이진형, <Untitled>, 2020, 캔버스에 유채, 72.7x 50.0cm. 2020년 6월경 시작한 그림입니다. 1번 그림과 함께 시작했지만 2, 3번 그림과 함께 완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