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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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과 작업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서울을 기반으로 회화작업을 하는 양현모입니다. 삶에서 불완전한 상태들을 발견해왔고, 그것들에 회화로 반응합니다. 제가 그려온 것들은 개인적인 상징, 이미지의 표면 그리고 어둠 등 다양합니다. 현재는 잘 보이지 않는 시각적 상태들을 통해서 고정적이고 불변하는 상태들을 위해 도전하고 있습니다.

평소 어떤 방식으로 작업하시나요?
극단성에 의존해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캔버스 화면에서 색을 포기하던가 혹은 형상을 포기하기도 합니다. 저는 이런 극단성 사이에서 허우적거림을 반복합니다. 이 ‘멍청한 허우적거림’이 실패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저는 기준을 세우기 시작합니다. 그곳에서 포기할 수 없는 것들을 발견하지요. 물론 그것들이 항상 고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것이 내 안에 있는지 알아가고 있습니다.

코로나 발생 이후 작업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현재 전시를 진행하는 상태가 아니라서 작업의 직접적인 어려움은 없습니다. 다만 코로나의 상황에서 축소된 예술 경험과 국가위기상황 아래의 다각적이지 못한 기준들이 예술의 가치를 부차적인 것으로 만드는 것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미술시장의 위축과 그곳에서 발생하는 생계의 위협 그리고 막연한 불안감이 가장 큰 어려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회화작가로서 비대면의 의미는 회화의 또 다른 종말이니까요.

그러한 부분을 어떻게 대처해나가고 계시나요?
저는 현 상황에서 해결책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코로나가 종식되길 희망하며 똑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변한 것이 있다면 코로나로 인해 삶의 속도가 조금 느려졌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사회의 빠른 속도에 제가 맞춰나가려고 노력했지만, 지금은 제 삶의 적절한 속도를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코로나는 인류의 불행이지만, 저는 그 특수한 시기를 ‘잘’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삶에 따라 ‘잘’에 대한 의미가 변하겠지만요.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여러 행사나 디지털 플랫폼 전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코로나 이후에 온라인 공간의 성격이 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전에는 작품에 대한 정보제공이 목적이었다면 현재는 그 자체로서 전시공간으로 기능합니다. 이 공간의 장점은 시공간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점과 즉각적인 대중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다만 온라인 공간에서는 오프라인의 공간적 특성(관객이 전시장을 가는 길부터, 풍경, 온도, 전시장의 공간, 작품의 크기, 질감, 두께 등)을 온전하게 제공하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이전에 작품들이 새로운 공간에 맞춰서 형태변화를 하지 않는다면 제대로 된 기능을 발휘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아마도 온라인 공간 특성에 맞춰서 새로운 작업의 형태가 생겨날 수도 있겠지요. 특히 영상작가들 혹은 온라인과 관련된 주제를 다루는 작가들이 가장 빠르게 반응하지 않을까요? 시각예술의 형태는 매 순간 변화를 지속해 왔으니까요. (회화작가들은 아마 코로나 시기에 더 많은 캔버스를 짤 거 같습니다.)


평소 본인의 작업을 어떻게 아카이빙하고 계시나요?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아카이빙하고 있습니다. 제 작업에 대해 혼선을 주지 않는 선에서 온라인에 공개합니다. 보통 단일 작품은 제가 촬영합니다. 전문가적 기술이 필요한 전시 전경사진은 사진작가에게 의뢰합니다. 전시와 작품에 관련된 정보들은 모두 홈페이지에 시간순으로 기록합니다. 보완하고 싶은 부분은 이미지를 보여줄 때, 모바일 환경과 pc환경에 맞춰서 좀 더 자연스럽게 보는 이에게 대응하는 기술이 아쉽습니다. (이건 제 기술적 문제라서...) 또 작품을 온전하게 담아내지 못하는 카메라의 한계(이것도 재정적으로 불가능한 부분입니다)가 있겠지요. 제 작업은 흐릿하고 블랙계열로 매우 섬세합니다. 보는 이의 기계 사양에 따라 작품의 섬세함이 드러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합니다. 인쇄의 경우에서도 중간 톤이 날아가 버리기도 합니다. 혹은 밝은 톤의 섬세함들이 사라지기도 하지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대체 매체를 통한 작업 노출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최근 흥미를 느끼는 것은 무엇인가요?

‘패닉바잉’, ‘변하지 않는 것’ 이 두 단어를 제일 흥미롭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자는 삶과 너무나 직접적인 부분이라서 흥미라기보다는 어쩔 수 없이 경험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제가 가파른 집값 상승으로 인해 ‘서울 원주민’이 되는 경험과 그 과정에서 집의 의미를 되짚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변하지 않는 것을 찾고 싶은 마음입니다. 살아가면서 제 주변은 항상 변화합니다. 살던 공간도, 친구들도, 가족들도 계속 변화하지요. 저 또한 변합니다. 생각도 몸도 고정적이지 않아요. 온전한 소속이라기보다 부분적으로 세상에 맞춰서 세속화합니다. 더욱이 다원화된 세상에서 과거의 상징들은 계속 무너져왔습니다. 남성과 여성을 구분 짓는 단어만이 좋은 성별 구분이 아닌 것처럼 말이죠.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꼭 한번 찾아보고 싶습니다.
      *패닉바잉(Panic buying) 시장 심리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무리하거나 과도하게 물건을 사들이는 것을 말한다.


향후 계획에 대해 알려주세요.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습니다. 보통 오늘이나 내일을 어떻게 보내야 하나를 고민하는 사람입니다. 우선, 코로나가 준 시간 동안 너무 열심히 살지 않아보려고 합니다. 자연도 더 많이 즐기고 광합성도 많이 하고 좋은 사람들이랑 시간을 많이 보낼 계획입니다. 열심히 하다 보면 욕심이 생기고 그 욕심을 채우려고 하면 몸을 생각하지 않게 되는 거 같습니다. 누구나 다 아는 부분이지만 쉽게 잊어버리고 지나쳐 버리니까 더 못 지키게 되는 것 같습니다. 또 지금 하는 작업이 잘 풀린다면 나중에 전시하려고 합니다. 아직 잘 풀릴지는 모르겠지만 건강한 작품을 만들어서 꼭 보여드리겠습니다.


양현모, 2020, 캔버스에 유채, 53 x 45.5 cm

1    양현모, 2020, 캔버스에 유채, 53 x 45.5 cm

양현모, 2020, 캔버스에 유채, 53 x 45.5 cm

2    양현모, 2020, 캔버스에 유채, 53 x 45.5 cm

양현모, 2020, 캔버스에 유채, 53 x 45.5 cm, 부분 컷

3    양현모, 2020, 캔버스에 유채, 53 x 45.5 cm, 부분 컷

양현모, 2020, 캔버스에 유채, 53 x 45.5 cm, 부분 컷

4    양현모, 2020, 캔버스에 유채, 53 x 45.5 cm, 부분 컷

밤의 아파트를 보면서 그린 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