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예윤



본인과 작업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예윤입니다. 좀 더 유연하고 환기가 잘 되는, ‘예술적인 생산과 노동 (Artistic Production and Labour)’에 대해 색다른 방향을 모색하는 미디어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평소 어떤 방식으로 작업하시나요?
굉장히 난잡하면서도 낭만적인 편입니다. 산산조각 나고 흐트러져 있는 많고 작은 개개의 단상들 속에서 리듬과 규칙을 찾아 하나의 교향곡을 완성시키는 느낌으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가 직접 경험하는 삶에서 영감을 받는 편입니다. 일상을 이루는 주변의 시공간적인 인상을 예술 영화의 장면처럼 감상하려고 하고 이를 단상으로 품습니다. 저의 작업은 문학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수필이나 소설을 쓰듯 작업의 뼈대를 잡으며 시작합니다. 그 뼈대를 어떻게 하면 잘 전달할 수 있는지를 염두에 두고 다채롭게 텍스트, 비주얼, 음악, 설치물 등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사용하며, 파편처럼 흩어져 있던 장면들이 로맨틱하고 조화로운 하나의 교향곡같이 표현될 수 있도록 작업을 발전시킵니다. 평소에 일렉트로닉 음악의 프로듀싱을 즐기기 때문에, 개개의 것을 엮어갈 때는 음악을 만들어갈 때처럼 추상적으로 접근을 하는 편입니다.

코로나 발생 이후 작업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저는 디지털 미디어 작업을 주로 하다 보니 작업 활동에는 특별히 큰 어려움을 느끼진 않았지만, 코로나 때문에 이동에 제약이 생기며 생활 공간들이 모두 하나로 통합되다 보니 ‘무엇을 생산한다’에 대한 작가로서의 저의 판단과 생각이 현재 근무하고 있는 광고 회사에서의 업무의 영향을 받게 되었습니다. 광고 회사의 특성상 프로덕션의 목적과 방식을 정확히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평소 작업 활동을 순수한 노동 혹은 자유로운 유희라고 생각해왔지만 현재는 좀 더 목적 지향적이고 계획적인 방향으로 작업을 전개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변환의 과정에서 많은 고민과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한 부분을 어떻게 대처해나가고 계시나요?
오랜 시간을 두고 천천히 개인적인 삶, 영상 디자이너로서의 직업과 작가로서의 활동에 대해서 통일된 관점을 가지고 과거 다소 난잡했던 제 작업의 궤도(trajectory)를 정돈하는 시간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여러 행사나 디지털 플랫폼 전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긍정적입니다. 오프라인 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행사가 있지만, 온라인 단독으로 진행되는 재미있는 전시, 행사, 프로젝트가 눈에 띄게 늘어나 기존 오프라인에 기반한 큐레이팅이나 작업 활동에 디지털 플랫폼이 새로운 관점과 운동성을 제시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인상 깊게 본 온라인 전시 중의 하나는 영국의 코로나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온라인 전시로 대체가 된 올해 영국의 Royal College of the Arts 큐레이팅과의 졸업 전시입니다. 웹 베이스인 만큼 텍스트에 기반한 리서치 중심의 전시지만, 텍스트, 비주얼, 영상과 음악 요소들이 한 군데에서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웹이라는 미디엄의 특성을 아주 뛰어나게 잘 살렸다고 생각했습니다.
      디지털 공간과 SNS 플랫폼들이 현재의 분위기 속에서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 개념을 변형시켜 새로운 예술 프로덕션의 원동력으로 떠오르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가능한 산뜻한 형식으로 접근해보고 싶습니다. 물리적 한계에서 한층 자유로워진 우리의 상황을 최대한 활용해 보는 것이 어떨까요?


평소 본인의 작업을 어떻게 아카이빙하고 계시나요?

보통은 완성된 작품의 깨끗하고 완벽한 이미지만을 제대로 파일화해서 디지털 공간에 정리해 놓는 편인데, 최근에 이게 제작 과정을 무시하고 깨끗하고 완벽한 모습만 간직하려는 오만한 행동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만족은 못 하고 있습니다. 제 작업에서는 사고실험이 매우 중요한 편이기에 텍스트를 효과적인 방법으로 아카이빙할 방식을 찾고 있습니다.

최근 흥미를 느끼는 것은 무엇인가요?

코로나로 인해 행동반경이 좁아지며 주변의 일상적인 것들에 의미를 찾게 되었는데, 특히 현재 재직 중인 광고 회사에서의 영상 디자이너로서의 직접적인 경험에 많은 영감을 받고 있습니다. 창조산업 분야(Creative Industry) 내의 생산과정 및 노동과 순수 예술적 생산과 노동을 부분적으로 접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사고하는 것을 즐기고 있습니다. 또 다른 것은 음악인데, 항상 음악을 듣고 있고 가끔은 직접 프로듀싱도 하기 때문에 이 부분이 작업에 어떻게 영향을 끼칠지 항상 주시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재즈나 일렉트로닉 음악의 작곡 방식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향후 계획에 대해 알려주세요.

새로운 작업 계획은 아직 없습니다. 파편적이면서 음악적이고 낭만적인 생산방식에 대해 좀 더 생각할 시간을 가질 생각입니다.


안예윤, , 2020, 온라인 프로젝트, roooooopt.com

1    안예윤, <Roopt Main>, 2020, 온라인 프로젝트, roooooopt.com

안예윤, , 2020, 온라인 프로젝트, roooooopt.com

2    안예윤, <Roopt Banner>, 2020, 온라인 프로젝트, roooooopt.com


안예윤, , 2020, 온라인 프로젝트, roooooopt.com

3    안예윤, <Roopt Desktop>, 2020, 온라인 프로젝트, roooooopt.com

R∞pt는 가상의 레이블이며, 디지털 이미지들을 음악적으로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사고실험입니다. 참여한 싱가포르 7명의 작가들은 R∞pt를 통해 앨범을 한 매씩 내었고, 안에는 수록곡들이 제목과 함께 들어있습니다. 수록곡들은 모두 작가들이 만든 디지털 이미지들이며 기존 스트리밍 사이트를 모방한 웹사이트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안예윤 감독, George Chua 음악, , 디지털 비디오
4    안예윤 감독, George Chua 음악, <Neo-Punggol>, 디지털 비디오, yeyoonavisann.com/Neo-Punggol 
안예윤 감독, George Chua 음악, , 디지털 비디오
5    안예윤 감독, George Chua 음악, <Neo-Punggol>, 디지털 비디오, yeyoonavisann.com/Neo-Punggol

<네오-풍골 (Neo-Punggol)>은 평소 알고 지내던, 싱가포르 실험 음악 레이블을 하는 친구를 위해 만들어진 뮤직비디오입니다. 아래에서부터 위로, 위에서부터 아래로, 민중적이기도 하나 강압적이고 전체주의적 성격을 가지는 끊임없이 역동하는 도시의 폭력에 대해 다룬 작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