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미



본인과 작업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런던에서 생활하며 주로 캔버스 회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평소 어떤 방식으로 작업하시나요?
드로잉 작업을 병행하면서 작업 과정에서 생기는 일시정지- Pause의 순간들을 집중해서 관찰하려고 노력합니다.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의 시각적인 동의가 왜 생기는지, 혹은 어떻게 생기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다시 사라지거나 변화되어 가는 과정에 대한 질문들을 가지고, 이를 기점으로 다시 작업을 반복해 나가면서 작업을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코로나 발생 이후 작업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코로나가 발생하고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작업실에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이 부분에서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큰 사이즈의 캔버스 회화 작업을 하기도 하고, 작업실에 매일 나갔던, 일상적이었던 습관이 갑자기 없어지게 되었고, 그래서 실질적으로 작업의 재료와 방식에 대한 물리적인 한계가 생겼기 때문에 잠깐이나마 작업 방식을 바꿔야 하는 것에서 혼란스러운 과정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예정된 그룹 전시를 준비하면서 함께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과의 만남이 온라인으로만 가능했기 때문에 전시 공간에서 작품을 배치하고, 실제적인 설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시뮬레이션으로만 가능한 전시 설치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가중되었기 때문에 더 많은 시간과 의사소통이 필요해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부분을 어떻게 대처해나가고 계시나요?
상황이 조금 나아지면서 작업실에 다시 복귀하였고, 코로나 발생으로 인한 물리적인 신체의 이동에서 심리적인 변화를 가장 많이 느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작업실의 환경적 요인과 공간의 이동에 대해 작업과 더 밀접하게 연관 지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공간의 제약을 덜 받을 수 있는 드로잉 작업에 비중을 좀 더 두고 작업을 해 오던 와중에 드로잉 작업의 결과물들을 디지털로 변환시키는 과정에서 사이즈나 해상도의 차이, 디지털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의 실험들을 해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여러 행사나 디지털 플랫폼 전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코로나 발생 이후 작업을 보여주는 방식이 모두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회화 작업을 하기 때문에 작품의 크기와 캔버스 표면의 질감, 색감 등을 실제로 보는 것과 얼마만큼 근접하게 디지털 매체로 보여 줄 수 있을지에 대한 부분이 고민이었습니다. 하지만 모니터를 통해 작품을 감상한다는 것은 막상 전혀 새로웠던 경험이 아니었고, 코로나 이전과 이후, 이미 인스타그램이나 다른 SNS 들이 전시를 소개하고 접하는 주도적 플랫폼이 되었다고도 말할 수 있는 환경에서 오프라인과 온라인 전시의 경계가 이미 많이 흐려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실제적인 경험을 통한 전시 감상은 여전히 중요하고, 저의 작업을 보여주는 방식으로는 실질적인 전시 공간에서의 전시가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리적인 거리와 시간의 무너짐을 직접적으로 경험하고, 혼란스러움을 느꼈던 상황들을 지나오면서 코로나 이후, 실제적이고, 가상이 아닌 전시 감상의 체험에 대한 욕구가 더 강해지고 더 활발히 오프라인 전시들이 기획될 것이라고 기대해 봅니다.


평소 본인의 작업을 어떻게 아카이빙하고 계시나요?

코로나 발생 이후 런던과 한국을 이동하며 작업실을 옮기게 되고 두 번의 작품 사진 촬영을 하면서 저의 작업이 작업실의 환경적인 요소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을 더 직접적으로 느껴서 이 부분을 적극적으로 도큐멘테이션에 반영하려고 했습니다. 작품들의 개별적인 사진 촬영만이 아닌 작업실의 전경을 같이 도큐멘테이션 하면서 제 작업이 갖고 있는 신체적이고, 물리적인 특성들을 더 효율적으로 보여 줄 수 있는 방식을 찾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특히 드로잉 작업들의 결과물들이 보여질 수 있는 여러 옵션들(인쇄 사이즈의 차이, 디스플레이의 방식이나 크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들에서 흥미를 느끼고 이런 차이점들을 활용해 다음 작업에 반영하고 싶습니다.

최근 흥미를 느끼는 것은 무엇인가요?

최근 드로잉 작업들을 스캔하는 과정에서 드럼 스캔을 시도해 보았는데, 디지털화된 파일에서의 해상도가 높아진 드로잉과 원본 사이에서 나오는 시각적인 차이점들이 재미있게 생각됩니다. 평소 식물 가꾸기에 관심이 많은 편인데, 최근엔 칼라데아 (Calathea) 종 식물들의 잎에 있는 패턴들을 찾아보는데 관심이 생겼습니다. 마치 붓으로 그림을 그린 것 같은 패턴들을 보고 있으면 신비롭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색이나 패턴의 다양한 변주들이 질리지가 않고 아주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향후 계획에 대해 알려주세요.

런던에서의 록다운이 멈추고, 상황이 좋아져 예정되었던 전시가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당분간 이 상황이 크게 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이 들기 때문에 팬데믹 상황에서의 전시의 진행 방향이 많이 달라질 것으로 생각되고, 이를 안전하게 효율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작업실의 여건이 큰 스케일의 작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게 된 터라, 작은 스케일의 캔버스들을 가지고 큰 스케일의 화면을 만들어보려는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김춘미, , 2020, DIN A3, 42 x 29.7 cm, 원본 크기

1    김춘미, <Drawing no. 3>, 2020, 13인치 스크린 사이즈, 28.6 x 17.9 cm. 스캔한 드로잉 중, 13인치 디스플레이 형식으로 보여지는 드로잉을 도큐멘테이션한 이미지입니다.

김춘미, , 2020, 13인치 스크린 사이즈, 28.6 x 17.9 cm

2    김춘미, <Drawing no. 31-60>, 2020, DIN A3, 42 x 29.7 cm, 원본 크기. 코로나 발생 이후, 작업한 드로잉 198장 중 60장을 스캔하여 레이어링을 해 본 이미지입니다.

김춘미, , 2020, iPhone 스크린 사이즈, 360 x 640 Pixels, 6.35 x 11.3 cm

3    김춘미, <Drawing no. 2>, 2020, iPhone 스크린 사이즈, 360 x 640 Pixels, 6.35 x 11.3 cm. 스캔한 드로잉 중, 아이폰 사이즈 디스플레이 형식으로 보여지는 드로잉을 도큐멘테이션 한 이미지입니다.
김춘미, , 2020, 캔버스에 유채,166 x 194cm
4    김춘미, <A Programme of Rivers, 11am>, 2020, 캔버스에 유채, 166 x 194cm

작업실 전경, 인천, 한국 (2020년 4월 28일김춘미, 작업실 전경, 인천, 한국

5    김춘미, 작업실 전경, 인천, 한국. (2020년 4월 28일 -7월 21일) 코로나 발생 이후, 런던에서 록다운이 시작되고 한국으로 돌아와 세탁소였던 공간을 두 달 넘는 기간 동안 작업실로 쓰며 작업을 이어갔고, 다시 돌아오기 전에 촬영한 이미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