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별



본인과 작업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2008년부터 경험한 장면이나 사건을 통한 공감각적인 심상을 구현해 내며, 주로 색을 캔버스나 오브제, 특정 공간/장소에 구현하는 회화 작업을 해 왔다.

평소 어떤 방식으로 작업하시나요?
나의 몸을 중심으로, 내가 머무르거나 경험한 몸의 외부의 공간과 사건은 모두 나에게 어떤 자극이 되고 작업을 이끄는 계기가 된다. 작업을 발전시킬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내가 작업하고자 하는 어떤 첫 지점에 지속적으로 집중하는 것이다. 작업이 작업이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고, 순수한 첫 감각 지점을 중심으로 작업이 형성되도록 지속적으로 주의한다. 쉽게 말해, 첫 드로잉처럼 자연스럽게 나온 직관적인 부분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한다.
      작업이 작업의 ‘물질성‘이나 ‘의미상의 작업 물체‘로 함몰되거나 자기 복제되는 것을 경계한다.

코로나 발생 이후 작업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전시와 기회가 축소되었고, 지금은 어느 정도 활동이 가능한 시점이지만 기약 없는 전염병 장기화에 지속적인 우려가 있다. 2020년 2월 개인전 도중 코로나가 확산했다. 전시는 이미 예정된 것이었지만, 예상치 못한 확산에 오프닝이나 전시에 초대하기도 조심스러웠고, 그때는 초기라 곧 나아질 거라 생각했다. 전시장 안에 여럿이 모이게 되면 긴장감이 흘러서 관객들도 작품에 집중을 하기 어려웠던 것을 느꼈다. 그래도 전시 도중에 집합 금지 명령이 있던 단계는 아니어서 불운 중 다행이었고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셔서 감사했다.

그러한 부분을 어떻게 대처해나가고 계시나요?
사회활동의 대안으로 온라인 화상이나 플랫폼들을 이용한 것들이 있겠다. 그러나 온라인 플랫폼들이 신체적 감각을 중심으로 향유되는 경험을 대체할 수 없으므로 우리 삶에 예술이 주는 기능과 의미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시기일수록 시대를 급급하게 따라가기보다, 이 시기에 우리가 놓칠 수 있는 부분들을 더욱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여러 행사나 디지털 플랫폼 전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나는 평소 온라인 쇼핑은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 특히, 구매했던 경험이 없는 상품은 가급적 온라인으로 구매하지 않는 편이다. 온라인에 등록된 정보가 아무리 디테일하더라도 직접 감각하는 것을 절대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물며 예술은 관람자에 의해 향유될 때, 시각적인 정보가 결코 시각에만 머물지 않고 한 경험으로서 개인에게 부여되는 가치가 중요한데, 이것이 대체 가능한 것들에 의해 의미가 축소될까 염려가 된다. 오히려 이 시기에 직접 대면하는 경험의 중요성과 가치를 다시 환기해주는 것 같다.
      물론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정보를 얻는 것은 많은 도움이 된다. 온라인 플랫폼 활성화를 통해 예술 콘텐츠들이 빠르게 대중화되고, 그 정보들을 집에서도 쉽게 경험할 수 있다는 많은 이점이 있다. 하지만 때로는 알고리즘에 의해 반복적인 정보나, 특정 콘텐츠에만 집약적으로 유입되는 등 도리어 다양하지 않은 정보에 노출되기도 한다. 또 한, 발 빠르게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는 여건을 모든 예술가와 기관이 가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이 장기적으로 정보의 불균형 및 2차 단절과 고립이 되지 않도록 온라인에서 어떤 질서와 형평성이 유지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평소 본인의 작업을 어떻게 아카이빙하고 계시나요?

전문가의 도움이 있다면 더욱 좋겠지만, 보통은 작업 과정이나 작업과 관련된 이미지들은 핸드폰 카메라로 촬영하여 기록하고, 완성되거나 출간될 목록을 사진작가를 고용하여 촬영한다. 온라인 아카이빙은 일부 작업만 공개한다. 작업의 특성상 설치된 기록이 필요한데, 영상을 촬영하여 보관해 왔다. 최근에 3D로 부피를 기록하는 공간 촬영 기술이 개발되어 보편화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

최근 흥미를 느끼는 것은 무엇인가요?

      식물, 균, 버섯, 생명
몇 해 전, 서울시의 작업실에서 외곽의 전원지역으로 작업실을 옮겼다. 인파가 드문 절대적으로 개인적인 공간이 필요했고, 고민 끝에 옮기게 되었다. 작업실 주변의 정원에서 약간의 농산물들을 기르기도 하면서 지내고 있다. 기존의 작업들에서도 시작점의 장소와 시간이 내가 머문 지역의 정원이나 공원 등의 자연적인 요소가 많았는데, 작지만 나의 자연을 갖게 되면서 식물과 흙, 빛 등의 자연의 요소에 더욱 가까워지게 되었다. 특히, 비가 오는 날에는 식물들이 온몸으로 호흡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비가 그치고 나면 어느새 잔디사이에 버섯이 무더기로 등장했다가, 해가 뜨면 곧 사라진다. 그 장면이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 씨앗보다도 작고 미세한 균이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것, 생성하고 소멸되는 것에서 지금의 시기를 생각한다.

향후 계획에 대해 알려주세요.

일단 코로나바이러스로 우리가 누리던 영역이 축소된 면이 있다. 이 시기로 많은 의미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지나가는 하나의 증상으로 남겨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현상과 증상에 대처하면서 동시에 나와 예술의 본질적인 관계성은 놓치지 않길 바란다.


강한별, , 2020, 캔버스에 아크릴, 33.5 x 23.5 cm

1    강한별, <Estate (summer)>, 2020, 캔버스에 아크릴, 33.5 x 23.5 cm 코로나 이후 작업실 창을 통해 바라본 지속적으로 변하는 밤나무 풍경을 작업 해 왔다.

강한별, 의 일부, 2020, 캔버스에 아크릴, 162.2 x 130.3 cm

2    강한별, <Static but Vibrant>의 일부, 2020, 캔버스에 아크릴, 162.2 x 130.3 cm 코로나 이후 작업실 창을 통해 바라본 지속적으로 변하는 밤나무 풍경을 작업해 왔다.





강한별, , 2020, 드로잉 일부 종이에 수채

3    강한별, <균>, 2020, 드로잉 일부 종이에 수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