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주



본인과 작업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2014년부터 시각예술기반의 담론과 토론을 위한 플랫폼 RAT school of ART(이하RAT) 공간 및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독립 기획자로 작가와 협업 및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박미주 입니다. 학구적이거나 아카데믹한 공간과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기보다는 이릿 로고프(Irit Rogoff)가 한 에세이에서 설명하였듯, ‘일련의 배움이 일어나는 순간의 개념’으로서의 학교-아카데미에 관심이 많으며, RAT을 운영하면서, 여러 국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이러한 연구를 확장하고자 하고 있어요.

평소 어떤 방식으로 작업하시나요?
기획자 혹은 큐레이터라고 말하지만 저의 주된 실천의 방식은 전시를 만드는 것이 아닌, 작가들과 긴 호흡으로 협업하고, 다른 방식의 배움이 일어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저의 주된 예술실천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 부분에 있어서 때때론 저를 스스로 기획자, 큐레이터 혹은 어떤 한 포지션으로 소개할 때 불편한 부분을 가지고 있기도 하죠. 예술 실천가(art practitioner)로서 저의 실천은 타인이 동료가 되고, 동료에게 서로 배울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코로나 발생 이후 작업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2020년도를 시작하면서 제가 계획했던 것은, 작가와 기획자 그리고 활동가들과 함께 만들어나가는 임시 국제 섬머캠프를 운영하는 것이었어요. 코로나19 사태로 ‘모임’ – ‘만남’이 사회적으로 금기시 되어가는 상황에서 이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것에 아마 제일 큰 어려움과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아요.
      또한 RAT프로그램도 비대면과 대면 프로그램을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진행을 하게 되면서 2020년 전의 분위기로 이끌어 나가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죠. 마스크와 거리두기를 지키는 대면 모임과, 마스크오프로 진행되는 비대면 모임 둘 중 어느 것도 이전의 교류와 분위기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또한 국제 교류 사업 기금 선정을 받았지만 계획했던 국제 교류를 진행하지 못하며, 예산을 연기시키지도 못하는 현상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지 포기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사업을 전환하여 변경하여서 진행하는 방식으로 하고 있지만 이전 상황과 비교하면 같은 성취감은 아닌 것 같아요.
      또한 많은 전시들이 오프닝을 별도로 진행하지 않고, 예약제로 진행되는 부분에서 전시 관람을 하려면 아주 구체적인 하루 일과를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것, 대규모 국제 전시들을 보면서 국내 동시대 미술계와의 시차를 줄이고 스스로를 업데이트하는 방식을 습관화하고 있었지만 이것을 못하고 있는 점 등이 있겠네요.

그러한 부분을 어떻게 대처해나가고 계시나요?
예상하시겠지만 대부분의 프로젝트들을 소규모로 –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도 유연한 적용을 할 수 있는 10인 이하로 RAT 프로그램은 운영하고 있으며, 국제 섬머캠프는 2021년 1월 짧은 기간에 진행되겠지만 프리징 캠프로 조금이라도 이 상황을 전복할 수 있는 틈새를 만들어 나가보고자 하고 있어요.
      더불어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인해 전시 보는 것을 조금 게을리하고 있지만 반대로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스스로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게 되는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이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이 상황의 종료’…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여러 행사나 디지털 플랫폼 전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올봄 전 세계 곳곳에서 봉쇄가 시작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온라인 행사와 프로그램이 확대되었죠. 좋은 점은 다양한 도서 및 비디오 등이 업로드 혹은 스트리밍 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좋은 자료들을 접근할 수 있었던 점이죠. 또한 물리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시차 계산만 잘 하면 세계 어느 프로그램도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RAT 프로그램 경우에도 다른 도시, 다른 국가에서의 참여에 대한 문의가 있기도 했고요. 물론 수도권의 상황이 진정이 되어서 10인 이하 소규모 그룹으로 프로그램 진행을 결심하게 되었지만요.
      하지만 동시에 예술이 너무나 급히 엔터테인먼트화 되어버렸다는 부분에 대한 아쉬움을 가지게 되죠. 모니터에서, TV에서, 스마트폰에서 너무 쉽게 하나의 콘텐츠로 동시대예술이 소비되는 현상은 이후 세대들과 앞으로의 예술계에 많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또한 이때까지 저의 실천에서 중요한 키워드 라고 할 수 있었던 ‘교류’의 관점에서는 고민이 많죠. 비대면으로 처음 만나게 된 사람을 ‘아는 사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기도 해요. 현재 국내 프로그램과 다른 국제 프로그램에도 비대면으로 참여를 종종 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이 오면 그들을 저는 동료 혹은 ‘아는 사이’ 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요?


평소 본인의 작업을 어떻게 아카이빙하고 계시나요?

저의 실천은 사실 경험과 과정이 중요하여서 이를 아카이브화 할 수 없다고 생각 하고 있어요. 하지만 전시를 통한 제가 생산한 텍스트들과 협업의 기록들은 아카이브를 하고 있는 편입니다.

최근 흥미를 느끼는 것은 무엇인가요?

최근 식물을 키우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이 없고, 지속적으로 유목적인 삶에 대한 거부를 하지 않고 살아왔기 때문에 현재 서울에서 긴 시간을 많은 제약들과 함께 보내게 되면서 처음으로 ‘집’에 대한 인식이 조금 더 바뀌기도 하였고, 바뀐 인식 때문에 이사를 하여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식물들을 키우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실내텃밭 같은 개념이지만 그 안에 다양한 노하우와 경험 그리고 지식이 있으며 배울 것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또한 정신과 육체의 건강이 얼마나 예술활동을 지속하는데 좋은 기반을 주게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향후 계획에 대해 알려주세요.

2020년을 잘 마무리하기. 그리고 2020년의 열기를 식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