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우



본인과 작업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 출판사의 공모전을 시작으로 2011년부터 소설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2015년 『프리즘』, 2017년 『warp』, 2020년 『두 사람이 걸어가』

평소 어떤 방식으로 작업하시나요?
아무것도 없는 상태이고 쓸 게 없어도 우선 문서 프로그램을 켜놓고 한 단어라도 적어 놓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작업에 접근하고 발전하는 방식에 관해 여러 말들을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쓰는 것, 써보려 하는 것 외의 방식에 대해서는 그 일들이 각각의 작업마다, 경우마다 차이가 크기 때문에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런 말들을 듣고 작업을 봤을 때 실망한 경우가 많았고, 그런 말들이 억지이거나 자기방어처럼 느껴질 때가 많아서 그런 말들을 앞서 하기 꺼려지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코로나 발생 이후 작업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현재를 읽어내기가 보다 바빠진 것 같아요. 광범위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 상황을 중심으로 한 낙천적인 사고도 경계하려 하고 비관적인 사고도 경계하려 하는데요. 그러니까 가장 낙천적인 사고에서부터 가장 비관적인 사고까지의 거의 모든 영역의 사고들을 경계하고 반문하는 일이 피로합니다. 물론 이 사고들이 모두 정확한 의식과 의도 하에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피로한 것 같아요. 어떤 면에서 무의식은 개인이 감각하는 실재 세계보다도 커다라니까요.
      이외에 실무적인 어려움도 여러 있을 텐데, 특히 책을 편집, 디자인, 출판하고 유통, 마케팅하는 과정도 이전과 같지 않아졌을 거라 생각하지만 제가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아요. 서점들의 상황, 오프라인 소규모 서점들이 타격을 입었을 것 같다고 막연히는 예상하는데 이 역시도 제가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네요.

그러한 부분을 어떻게 대처해나가고 계시나요?
작업이 결국 생활의 일부라는 관점에서 부분적으로나마 대답하자면 집 안에서 할 수 있는 취미들의 질을 조금씩 높이고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최근에 하이파이 성향의 이어폰을 하나 구입했는데요. 아이폰의 번들 이어폰만 사용해오다가 9만원짜리 이어폰으로 바꿔보니 음악 감상의 수준이 크게 바뀌었어요. (잘 만든 이어폰으로 유명하긴 하지만) 8만원짜리 이어폰만으로도 음악의 해상도가 훨씬 높아지니, 똑같은 곡을 들어도 이전에는 전혀 알 수 없었던 사운드 디자인을 느낄 수 있게 됐어요. 이전의 질문을 인용하자면 음악을 들으며 단순히 감상에서 그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작업에 접근하는 방식을 훨씬 섬세하게 느낄 수 있게 되는 거죠. 이 부분은 이른바 익스페리멘탈 계열에서 더 두드러지는 것 같다고 생각되는데 대표적으로 Holly herndon의 음악을 번들 이어폰으로 듣는 것과 하이파이 성향의 이어폰으로 듣는 것은 큰 차이가 있었어요. 이런 식으로 생활을 이루는 요소들의 질을 조금씩 높여보는 것이 제가 이 상황에 대처하고 있는 방식인 것 같습니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여러 행사나 디지털 플랫폼 전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온라인으로 책을 내본 적은 없고, 이번에 책과 관련된 토크 행사를 온라인으로 많이 했어요. 한 번은 부산 비엔날레 주최의 유튜브 라이브였고 또 두 번은 출판사 주최의 인스타 라이브였는데요. 재밌었던 것 같아요. 다소 더 힘이 들어가 있고 각이 잡혀있는 환경이었던 유튜브 라이브보다 인스타 라이브가 흥미로웠는데요. 특히 오프라인 행사에서는 들어볼 수 없는 질문들이 채팅창에 많이 올라왔고 그런 가벼운 질문들에 가볍게 대답하면서 이야기하는 게 좋았어요. 어쨌거나 데뷔한지 십 년이 되었는데 십 년만에야 처음으로 제 소설을 읽은 분들과 대화한 기분이었어요. 열악한 화질과 중구난방의 대화 등의 이른바 전문적이지 않은 것들이 오히려 자연스러움을 만들고 그것이 작가에게 불필요한 권위를 부여하지 않는 것 같아서 오프라인 행사보다 더 서로 가까운 분위기를 만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평소 본인의 작업을 어떻게 아카이빙하고 계시나요?

저는 한글 프로그램으로 작업을 하는데, 한글 문서를 랩톱에 저장하고 불안할 경우 제 이메일로 보내놓는 것이 전부네요. 하지만 요 근래에는 해외에 체류하고 있다 보니 간단하게나마 웹사이트를 하나 만들어놓으면 프로모션 할 때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긴 해요. 또 제 글을 계속 읽어주는 분들에게도 제가 언제 어디에 어떤 글을 발표했는지 알려줄 수 있다면 그 분들이 접근하기 편할 것 같기도 하고요. 지금 하고 있는 이 인터뷰 같은 경우에도 찾기 어려울 테니까요.

최근 흥미를 느끼는 것은 무엇인가요?

아시아 작가들에 흥미가 있어서 많이 찾아보긴 하지만, 그들의 글을 읽기는 어려워요. 관심 있는 작가들 리스트가 있음에도 영어로조차 번역 안 된 경우가 많고, 저는 특히 제 또래의 아시아 작가들의 소설 또는 저보다 젊은 작가들의 소설을 읽어보고 싶은데 그들을 찾을 방법조차 없는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국제도서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젊은 작가들은 배제되고 늘 똑같은 이름의 기성작가들만 볼 수 있죠. 저는 어느 국가든 젊은 작가들의 글, 현 시점에서 2,30대의 글들이 번역대상 순위에서 높이 있어야 하고, 즉시 즉각 번역되어 공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글들만 번역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동시에 지금 당장 몇 년간은 그들의 글들만 번역해야 된다고 생각하기도 해요. 이 시장은 너무 오랫동안 늙어있으니까요.
      다시 아시아 작가들에 대해서. 세계적으로 또는 한국에서만이라도 아시아 작가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 출판사들도 움직여 줄 텐데 아직 그런 움직임은 크게 없는 것 같아요. 혹시 몰라 이곳에 작가 몇 명의 이름을 적어둡니다. 베트남의 레 민 쿠에(LÊ MINH KHUÊ), 대만의 하이 멩 시에(谢海盟), 인도네시아의 인탄 파라마디타(Intan Paramadit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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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 『두 사람이 걸어가』, 2020, 문학과 지성사 (표지 이미지: 정희민)

1    이상우, 『두 사람이 걸어가』, 2020, 문학과 지성사 (표지 이미지: 정희민)

이상우, 『열 장의 이야기와 다섯 편의 시』, 2020, 부산 비엔날래, 미디어 버스 공동 발행. (디자인: 신신)

2    이상우, 『열 장의 이야기와 다섯 편의 시』, 2020, 부산 비엔날래, 미디어 버스 공동 발행. (디자인: 신신) 2020년 부산 비엔날레 《열장의 이야기와 다섯 편의 시》를 위해 제작된 책으로, 열 개의 단편 소설과 다섯 편의 시가 수록 되어있다. 이상우는 <배와 버스가 지나가고>로 참여했다.

이상우, 「레이 트레이싱」, 『월간윤종신』, 2020.11.263    이상우, 「레이 트레이싱」, 『월간윤종신』, 2020.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