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규




본인과 작업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김동규입니다. 최근에 밤의 시간과 감각에 집중해서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밤의 시간은 적막과 긴장의 감각으로 다가옵니다. 그것은 집에 가는 길 초입의 가로등 불이 약하거나 종종 꺼지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껴집니다. 자연스레 핸드폰 플래시를 켜고 주변을 둘러보고, 사진으로 남깁니다. 나의 눈은 빛의 영역을 벗어난 어둠을 낮의 그곳보다 불투명하고 불완전한 형태로 인식했습니다. 하지만 어두운 만큼 풍부한 상상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낯선 감각의 장면은 세계의 불확실하고도 정확히 알 수 없는 면처럼 다가옵니다.

평소 어떤 방식으로 작업하시나요?
저에게 있어 회화의 화두는 그리기 방식의 문제였습니다. 아크릴로 작업을 하다가 표현 범위를 넓히고자 목탄과 파스텔, 색연필 등 다양한 재료를 경험하며 작업하고 있습니다. 붓으로 그리는 방식에서 느끼지 못했던 감각을 맨손으로 다루는 재료에서 느끼며 재밌게 그리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밤의 차고 흐릿해지는 형태의 감각과 시선, 빛의 퍼짐 등 여러 이미지를 그리고 있습니다.

코로나 발생 이후 작업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작업하면서 어려움을 느끼는 것보단 작업 외 부분에서 훨씬 어려움을 느끼는 것 같아요. 작업에 몰두해서 결과물만 뽑아내는 것보다 다른 장소나 시간에서 느끼는 부분도 많은데, 코로나 이후 한정된 동선에서 생활하다 보니 생각도 한정적으로 바뀌는 듯합니다. 답답함도 많이 느끼고, 어서 빨리 마스크를 벗고 싶습니다.

그러한 부분을 어떻게 대처해나가고 계시나요?
한정된 동선과 생활 반경이 작업의 방향에도 적지 않게 영향을 끼칩니다. 같은 대상과 장소를 여러 각도와 방식으로 그려본다든지, 평소엔 여러 번 가보지 않았던 장소도 여러 번 가보게 되고, 못 보고 지나친 것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Interrobang을 포함해 요새 몇몇 온라인 플랫폼이 보입니다. 이러한 온라인 플랫폼이 더욱 활성화되어서 신진작가들이 본인을 알릴 수 있는 플랫폼이 되었으면 합니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여러 행사나 디지털 플랫폼 전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인스타그램을 통해 전시 후기나 여러 작업이 올라오는데, 막상 가보면 많이 다른 감각으로 느끼기도 합니다. 그림을 온전히 느끼려면 현장에 가야 하는데, 사실 시간과 거리 때문에 망설여지는 때도 있습니다. 이를 보충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온라인 플랫폼의 긍정적인 부분입니다. 하지만 온라인 플랫폼의 이미지는 단편적이어서 그림을 온전히 감상할 수 없습니다. 디스플레이와 크기, 전체와 부분에서 오는 느낌, 화면 위의 붓 자국과 흔적이 뚜렷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로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르게 됩니다.


평소 본인의 작업을 어떻게 아카이빙하고 계시나요?

작품을 완성할 때마다 일단 핸드폰으로 찍습니다. 그 후에 포토샵을 거쳐 컴퓨터 파일에 연도별 폴더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폴더 안에 시리즈나 목적 별로 모아둔 여러 파일이 있습니다. 이렇게 대분류에서 소분류로 나누어 바로바로 필요할 때 찾을 수 있도록 아카이빙을 해놓고 있습니다.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은 아카이빙 용이며, 전시를 하게 될 경우엔 전문 사진작가를 고용하여 촬영합니다.
      전시를 다니며 모은 핸드아웃은 파일에 끼워 시간 순으로 보관하고 있습니다. 한 작가의 전시를 보고 나면 과거 전시의 핸드아웃을 보며 무엇이 달라졌고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 다시 확인합니다. 보완하고 싶은 부분은 아직 홈페이지가 없어서 홈페이지를 만들려고 합니다.

최근 흥미를 느끼는 것은 무엇인가요?

삐쭉삐쭉 날카롭게 생긴 겨울나무들, 괴기하도록 깔끔하게 조경된 나무와 풀들.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빛과 그림자의 모습.


향후 계획에 대해 알려주세요.

지금 그리는 방식은 전체적으로 재료를 바르고 지워나가면서 형태를 잡는다. 하지만 이 방식으로 계속 그리다 보면 형식적으로 매너리즘에 빠지고 같은 그림을 반복할 수 있다. 지워서 그리기 말고 드로잉을 통해 재료를 얹으며 그리기를 연습하고 있다.




1    김동규, <대피>, 2020, 캔버스에 혼합재료, 116.8 x 80.3cm



2    김동규, <대피>, 2020, 캔버스에 혼합재료, 99.5 x 99.5cm



3    김동규, <파란 밤, 노란 불>, 2020, 장지에 파스텔, 39.5 x 39.5cm



4    김동규, <숲으로 들어가는 사람>, 2020 캔버스에 혼합재료, 33.4 x 24.2cm



5    김동규, <숲으로 들어가는 사람>, 2020 캔버스에 혼합재료, 90.9 x 72.7cm
빠르고 강렬한 불빛의 도시와 그 속에서 아등바등 살아가는 생명과 풍경을 바라본다. 모든 조명이 꺼진 밤의 시간은 세상을 긴장과 경계의 적막으로 채운다. 일과를 마치고 걷는 조용한 밤길은 자연스레 핸드폰 플래시를 켜고 주변을 둘러보게 했다. 벽돌집과 버려진 화분들, 들쑥날쑥한 나뭇가지와 이파리, 어둠 속에서 스치는 밝은 눈동자, 그리고 어두운 길을 걷는 사람을 발견한다.